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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준비할 여유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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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잡자
2025-03-04 18:01 178 0

본문


그렇다. 퇴직 준비할 여유, 대체로 없다. 아니, 정말 없다.

직장 생활 해 본 분들은 안다, 책상 위에 쌓여 있는 일을 밀쳐두고 퇴직 준비할 틈을 주는 회사는 없다.


큰 기업들은 정년퇴직 준비 프로그램이라는 걸 운영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종의 은퇴 준비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말하는 퇴직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정년퇴직? 사규에만 존재하는 이름이 된지 오래다.

상시 퇴직, 수시 퇴직이라 함이 옳다.

퇴직 앞에 명예라는 이름을 덧붙이는 낯부끄러운 일도 이제 그만 두자.

명예라는 좋은 뜻의 단어를 능멸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자, 퇴직은 내가 하던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일이다.

말뜻은 그렇다, 더 솔직히 말하면 내가 하던 일을 하다가 어느 날 허겁지겁 쫓겨나는 일이다.

너무 적나라하다고? 그럼 이렇게 고쳐보자. 어느 날 선 밖으로 밀려나와 망연히 서 있게 되는 일이라고.

사실 퇴직이라는 말도 적확한 표현은 아니다.

과거엔 물러나는 것으로 끝이었지만 이젠 더 이상 물러나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잠시 선 밖으로 나왔지만 다시 새로운 선 안으로 들어가야만 한다.


그렇다고 이직도 아니다.

이직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건너가는 일이다. 통, 통, 통 징검다리 건너는 일은 즐거운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돌과 돌 사이 간격이 너무 넓으면 바짓가랑이 적시며 일단 물속으로 들어가 첨벙거려야 한다.

즐거운 일일 수가 없다.

퇴직은 그렇게 일단 바짓가랑이 적시는 일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퇴직 준비할 여유가 없다고? 없다. 당연히 없다.

그렇다고 그냥 나온다고? 나와보시라. 아니, 준비 없이 먼저 나온 분들이 어떻게 허우적거리고 있는지를 직시하기라도 하자. 그럼 생각이 좀 달라질 것이다.

여유 없다고 여유 부릴 계제가 아니다. 퇴직은 두 번째 인생의 출발점이다.

좀 살아봤으므로 우리는 안다, 시작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퇴직은 한 인생의 끝점이자 새 인생의 시작점이다.

그렇게 오래 시달렸는데 쉬지도 못하고 바로 다시 시작한다고? 볼멘소리 터져 나오는 게 보인다.

좋습니다, 쉬십시오. 그러나 쉰다 한 들 제대로 쉬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이렇게 되묻고 싶다.


아니, 쉬어야 한다. 그렇게 지친 세월을 보내고 쉬지 말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다음 일을 준비해 놓으시고 쉬라고. 그래야 진짜 쉴 수 있는 것 아닌가?

준비가 되셨다면 몇 개월 쉬셔도 된다. 쉬셔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것이다.


퇴직 준비할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퇴직 준비 안 하고 퇴직하는 걸 용납할 수 있을 만큼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인생 봉우리 하나가 앞에 더 있다.

어쩌면 앞 봉우리 보다 더 험난할 수도, 준비하기에 따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산행일 수도 있다.

잘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봉우리는 이미 넘어온 봉우리가 아니다. 바로 앞에 놓여있는 이 봉우리로 결정된다.


, 이래도 퇴직 준비할 여유가 없다고 볼멘소리 하실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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