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임금피크제에 접어든 직장인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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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퇴직을 앞두고 있는 지인들을 만나고 나눈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한다.
시니어가 되면 조직의 중심에서 서서히 밀려나고 있음을 느낀다. 뭔가 빼앗기고 잃어버리고 있는 느낌, 무시당하는 느낌, 쓸모 없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업무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하면서 자신감도 잃어간다. 더 불안하게 하는 건 퇴직 후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먼저 나가서 경제적으로 어려움 겪는 선배들을 보게 되면 불안감은 배가 된다. ‘
나도 저렇게 되면 어쩌나..’
직장 생활을 의욕적으로 하는 건 승진과 돈이다. 그 가능성이 사라지는 걸 느끼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들 진급이 되거나 보직을 받을 것 같지도 않다. 동적이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젊은 후배들이 발탁되고 순서를 기다리던 동료들과 나는 줄줄이 소외된다. 심지어 10살 어린 직원들이 파트장이 되고, 팀장, 임원 레벨이 되는 걸 지켜봐야 한다.
임금피크에 들어가면 자존심이 더 상하게 된다. 주요 업무에서 배제되고, 급여가 줄어든다.
근무시간이 단축되기도 한다. 몸이 편해지고 여가 시간이 늘어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은 다음에야 아무 의미가 없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잉여인력으로 존재하는 느낌, 자존감이 무너진다.
‘저 선배 일은 제대로 하나?’ 후배들의 눈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다. 자격지심 때문이다. ‘월급루팡’ 같은 말을 미디어를 통해 듣게 되면 온통 나를 지칭하는 것처럼 느껴져 목덜미가 달아오른다. 억울하단 느낌이 화가 되어 욱하고 올라오기도 한다. 묵묵히 참고 일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후배들 밥 사주고 술 사주고 나름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모두가 나를 존중하긴 커녕 밀어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느껴진다.
회사는 드디어 양자택일을 강요한다. 굴욕을 참고 견디든지 아니면 나가든지. 지옥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이다. 회사생활이 무기력해지고 느슨해진다. 뭐라도 새로 시작해보고 싶은데 마음 뿐이다. 자극도 없고 에너지도 부족하다. 막연한 불안과 걱정에 짓눌린다.
“서글픈 일이죠. 애물단지 취급받는 것 같고, 자존감은 바닥에 떨어지고..”
임금피크에 들어가면 무력감과 귀차니즘이 절정에 이른다.
“진급될 일도 없고, 어차피 얼마 안 남았는데 싶으니 그냥 버티는 시간으로 채워지는 거죠. 한 달 버티면 월급 나온다.. 이 월급이라도 어디서 받겠냐..”
나는 이분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발상의 전환을 해보라고.
1) 보직 박탈이나 임금피크를 정당화의 기제로 사용하면 미래는 없다.
정년까지 조용히 지내다 이후에 새 삶을 만들겠다?
약화된 전투력이 그때인들 갑자기 살아날까? 앞서도 얘기했지만 재직 중 한번 풀어진
인생의 근육은 결코 정년 이후 다시 만들어지지 않는다.
회사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계속 움직여야만 한다.
2) 미래를 미리 만나보라.
앞서 걸어간 선배들을 만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 선배의 삶이 짠하다면 나 또한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선배가 잘 살고 있다면 비결을 찾아내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 다.
3) 회사를 일거리를 주는 고객이라고 생각하자.
이 생각만으로도 일과 회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직장생활을 한번 돌아보라. 회사는 일을 주었고 급여를 주었고, 나는 그 과정에서 경륜을 쌓을 수 있었다. 영원히 회사가 나 를 책임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스스로 나의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 좋든 싫든 거부할 수 없는 순리다. 회사를 파트너로 생각해 뭔가 작은 것이라도 일 거리를 만들 수는 없을지를 생각하는 게 더 현명하다.
4) 스스로를 피해자로 여기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 심리는 위험하다. 1도 도움이 안된다. 긍정적 에너지를 말살한다. 변화 가능성이 봉쇄된다.
5) 미래는 찬바람 부는 벌판이다. 미래의 어려움에 대비해야 한다.
연봉, 학력, 명함 등 일체 의 계급장을 떼고 난 후를 대비해야 한다. 아직 현직에 있는 지금 그 훈련을 해나가야 한 다.
지금 당신은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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